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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 산업에 AI가 기여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최종 수정일: 2022년 1월 27일

[비즈니스 여행은 이야기를 만들고 데이터를 낳는다.]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 전시회를 방문한 사람은 내년에도 다시 같은 전시회에 올 가능성이 높다. 전시회, 컨벤션과 같은 마이스 방문객은 매년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를 경험하고 비즈니스 거래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특정 비즈니스 고객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특정 집단이 지속적으로 방문하면 방문 데이터가 남게 되고, 그 데이터가 쌓이면 자연스레 유의미한 데이터의 집합체가 생긴다. 이것이 바로 빅데이터다. 빅데이터가 쌓이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과거에는 데이터가 아무리 많이 쌓여봤자 처리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데이터 제공자와 처리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혜택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지난 70여 년간 약 400만 배 이상 빨라진 CPU 처리 속도와 1억분의 1만큼 감소한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비용 등의 영향으로 데이터는 AI와 더불어 미래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더구나 AI를 활용한 빅데이터 처리 기술은 그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마케팅 해야 했던 마이스 주최자와 참가자 모두에게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줄 수 있다.

AI는 마이스 산업, 특히 한국의 마이스 참여자에게 어떠한 미래를 보여줄 것인가?


1. 머신 러닝과 마이스

인간은 어떤 현상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지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기계는 지성을 갖고 있지 못했다. 비록 주어진 계산식을 통해 문제를 풀 수는 있지만 그 결과를 통한 미래의 예측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머신러닝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데이터의 해석과 이를 통한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머신 러닝은 마이스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첫 번째로 마이스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래 어떠한 고객들이 참석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마이스 참가자는 마이스 참가를 위한 등록 정보를 주최 측에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인적사항부터 관심 품목, 관심 비즈니스 주제 등을 입력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러한 데이터는 이 방문객이 전시회에서 어떤 회사 부스를 방문하고, 어떤 주제의 콘퍼런스를 듣고 싶어 하는지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이러한 방문객의 데이터가 일정량 이상이 되면 특징적인 하나의 패턴을 도출해낼 수 있으므로, 마이스 주최자는 미래의 마이스 기획시 필요한 마케팅 타깃 콘퍼런스 주제 선정, 선호 연사 섭외 등의 예측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올해 방문한 방문객의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하여 방문 집단의 특징을 분류해 낼 수 있는데, 이것은 미래의 마이스 방문객 타깃팅을 위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지난 1월에 개최된 CES 2022에서는 이러한 마이스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1:1 맞춤형 참가업체와 참관객, 콘퍼런스를 추천해 주었다. 더 이상 마이스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개인 맞춤형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CES 2022 - AI를 통해 1:1 맞춤형 콘텐츠 추천
2. NLP와 마이스

NLP (Natural Language Process)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서 기본적인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간단한 처리 능력을 구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챗봇(chatbot)이라고 하는 것_채팅, 시리, 기가 지니, 헤이 클로버 등_이 바로 이 NLP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하는 것이다.


NLP는 마이스의 서비스 영역에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보통 1년에 한번 열리는 국제적인 마이스 이벤트는 참가자가 1만 명이 넘고 전시 참가 업체가 500개 이상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큰 행사가 열리는 시점에 마이스 주최자는 매일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마련이다. 그런데 고객들로부터 무수히 날아오는 요청사항들을 보면 모두 비슷하다. 자기 부스 위치가 어디인지, 부스 번호가 무엇인지, 어느 업체가 참가하는지, 부스와 부대시설 신청, 세미나 신청 방법 등이 무엇인지 등 물어보는 내용들이 거의 똑같다.


고객들이 불만을 가지는 이유는 별게 아니다. 자신들의 요청에 빨리 답해주길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마이스 참가자와 업체들의 요청을 주최자가 일일이 답해줄 수 없다면 동일한 패턴의 질문에 대한 답을 NLP를 활용한 챗봇으로 서비스하라. 고객들의 요청에 훨씬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MIT의 AI 전문가인 르네 고슬린 교수는 고객 경험에 AI를 결합하는 방법 중 하나로 챗봇을 활용하여 기본적인 고객 요청에 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그녀는 챗봇을 활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인간다운 ‘신속하고 효율적인’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LP를 활용한 온라인 지원이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게 할 수 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마이스 참가자의 질문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출처: chatbotsmagazine.com)
3. 로보틱스와 마이스

로봇은 환대 산업, 즉 호텔과 관광, 마이스 산업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이미 식당이나 호텔에서는 음식 서빙과 룸서비스를 대신하고 있고, 공항의 로봇은 여행자를 위한 길안내를 도와주고 있다. 인간을 닯은 로봇은 마이스 산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첫째, 로봇은 인간을 대신하여 마이스 안내자의 역할을 할 것이다. 약 1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마이스 행사에서 로봇은 NLP 기술로 인간의 언어를 장착하고 텍스트와 음성, 영상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인천 공항 등 공공시설에서는 로봇을 활용한 안내 서비스가 실행중이다. 이러한 로봇은 한 장소에 머물 필요 없이 모빌리티 기술을 활용하여 특정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며 마이스 참가자의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둘째, 로봇은 연사를 대신하여 무대에서 연설을 할 수 있다. 이미 로봇은 모빌리티와 5G 통신망 등을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따라서 해외에서 연사가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 로봇이 직접 무대에 올라 직접 콘퍼런스 연설을 할 수도 있고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VIP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로봇은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아바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셋째, 로봇은 AI를 통해 테러나 화재,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긴급 상황에 대처하게 할 것이다. 로봇은 비전이라는 이미지 인식 AI 기술을 활용하여 마이스 공간내 사람들의 이상한 움직임과 화재 연기, 또는 체온 등을 체크하여 발생 가능한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미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이런 화재나 대 테러예방 로봇을 통해 마이스의 비상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로봇은 연사의 역할과 VIP 전시장 관람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맥킨지는 최근 리포트에서 관광이 AI가 가장 크게 기여하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관광이 가장 많은 개인적인 데이터를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광 데이터는 사람들의 소비 패턴, 취향, 지역 방문 정보 등을 남겨 다양한 산업에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관광 산업 중에서도 마이스는 비즈니스 고객 위주이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보다 훨씬 큰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지출 규모나 지역 비즈니스 연계성, 지역 투자 및 일자리 창출 등 일반 관광데이터보다 유의미한 데이터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의 비즈니스는 제품에서 서비스로, 이제는 특별한 경험을 창출하는 경험 비즈니스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가 우수한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고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만들어 주느냐가 성패의 핵심인 것이다. 마이스 역시도 비즈니스 방문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와 결합한다면 지금과 같은 고정적 관념을 뛰어 넘어 개인 맞춤형 새로운 경험 비즈니스를 창출해 낼 수 있다. 비즈니스 여행은 잊을 수 없는 경험과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가 새로운 비즈니스의 원천인 데이터를 낳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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