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Insight] 왜 수출바우처 사업은 성과를 내지 못할까

  • 작성자 사진: 형주 이
    형주 이
  • 5일 전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5일 전

지원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

연간 수출 증가 기업 비율
연간 수출 증가 기업 비율

정부는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수출바우처'다. 기업들은 이 바우처를 활용해 전시회 참가, 통·번역, 인증, 관세, 마케팅 등 수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취지는 명확하다. 중소기업의 수출 마케팅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예산은 두 배, 성과는 절반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3년 기준, 수출바우처 지원을 받은 1,164개 기업 중 수출이 증가한 곳은 495개로 42.5%에 불과했다. 나머지 669개 기업, 즉 절반이 넘는 기업에서는 오히려 수출이 감소했다. 더 놀라운 것은 추세다. 2017년만 해도 수출 증가 기업 비율이 61%였는데, 6년 만에 42.5%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예산은 531억 원에서 1,377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성과는 오히려 역행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KOTRA는 이렇게 설명한다. "사업 초기에는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내수기업과 소상공인의 비중이 늘어난 결과"라고. 결국 정책의 방향이 '성과 있는 기업의 성장 지원'에서 '신규 참여자 확대'로 바뀐 셈이다. 참여 기업 수는 늘었지만, 실질적인 수출 경쟁력은 약화됐다.


피드백 없는 시스템, 맞춤형 없는 지원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예산은 해마다 증가했지만, 무엇이 효과적이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은 여전히 부재하다. 성과 평가는 사업 종료 후 단기 보고서와 예산 집행률로만 이루어진다. 어떤 서비스가 실제로 수출 증대에 기여했는지, 어떤 산업군에서 효과가 컸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는 축적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돈은 썼지만 무엇이 효과적인지는 모르는 구조'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일률적인 지원 방식이다. 수출바우처는 기업의 수출 단계나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하게 지급된다. 수출 경험이 풍부한 기업도, 이제 막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기업도 같은 쿠폰을 받는다. 하지만 수출은 국가별, 산업별, 제품별로 전략이 완전히 다르다. 어떤 기업에게는 해외 전시회 참가가 중요하지만, 다른 기업에게는 온라인 브랜딩이나 현지 유통망 발굴이 훨씬 더 절실할 수 있다. 이런 맞춤형 설계 없이 모두에게 동일한 지원을 제공하는 '균등지원 구조'가 성과를 떨어뜨리고 있다.


더 근본적인 한계는 공공기관 중심의 지원 방식 자체에 있다. 수출 환경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데, 정부 사업은 예산 공고, 심사, 평가 절차로 인해 항상 1~2년의 시차가 발생한다. 결국 기업들은 '지원금을 잘 신청하는 법'만 배우게 되고, 정작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더 나은 시스템


이제 수출 지원은 단순한 보조금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기업이 필요한 시점에 적합한 전문가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고, 그 결과가 데이터로 축적되어 다음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성과 중심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VM컨설팅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VMP(VM Market Place)' 플랫폼을 구축했다. 기업이 직접 전시, 홍보, 컨설팅 서비스를 선택해 구매하고, 그 결과를 KPI 기반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이는 일방적인 보조금이 아니라 '성과를 거래하는 시장'에 가깝다.


수출바우처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기업의 역량 부족 때문이 아니다. 정책이 여전히 '얼마나 많이 지원했는가'라는 지원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스스로 선택하고, 학습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지 않는 한, 1,300억 원이든 1조 원이든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원금이 아니라, 더 정교한 성장 시스템이다.


(C)VM Consulting

 
 
 

댓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