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Insight] 글로벌 전시회에서 바이어 상담의 본질

  • 작성자 사진: 형주 이
    형주 이
  • 7일 전
  • 4분 분량

바이어는 당신의 열정보다 제품의 이해력을 산다.

ree

전시회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다. 화려한 부스, 열정적인 인사, 정성껏 준비한 샘플과 브로슈어. 담당자는 웃으며 명함을 건네고, 바이어는 관심 있는 표정으로 제품을 살핀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바이어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순간, 공기가 미묘하게 바뀐다. "이 소재의 내구성 테스트 결과가 있나요?" "경쟁사 대비 원가 절감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유럽 인증은 어떤 걸 받으셨죠?"


그리고 돌아오는 답은 대부분 비슷하다. "그건 확인해 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 순간, 신뢰의 끈은 이미 느슨해진다. 바이어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다음 부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글로벌 전시회에서 바이어 상담의 핵심은 영업 기술이 아니라 제품 이해력이다. 제품 지식은 선택이 아니라, 모든 상담의 출발점이다. 아무리 열정이 넘치고, 부스 디자인이 훌륭해도, 제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없다면 그 모든 것은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신뢰는 확신 있는 설명에서 시작된다


바이어는 당신이 파는 제품보다, 당신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를 먼저 평가한다. 제품의 구조, 소재, 기능, 차별점, 그리고 경쟁 제품과의 비교까지. 이 모든 걸 머릿속에 체화한 사람에게 바이어는 마음을 연다. 전시장에서의 신뢰는 포장이나 미소가 아니라, 정확한 대답의 순간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글로벌 바이어는 수십 개 부스를 하루에 돌아다니며 비슷한 제품을 비교한다. 그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한 번의 질문으로 상대방의 전문성을 판단하고, 그 판단은 거의 번복되지 않는다. "이 제품의 리드타임은 얼마나 되나요?"라는 간단한 질문에 즉답하지 못한다면, 바이어는 당신을 전문가가 아닌 '중개인' 정도로 인식한다. 반대로,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과 함께 추가적인 인사이트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 그 순간 당신은 단순한 판매자가 아닌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


이것이 바로 제품 지식이 가진 힘이다. 그것은 단순한 정보의 암기가 아니라, 바이어와의 대화에서 주도권을 쥐는 무기가 된다. 확신 있는 설명은 바이어에게 안심을 주고, 그 안심은 신뢰로, 신뢰는 결국 거래로 이어진다.


제품을 기억이 아니라 언어로 준비하라


많은 기업이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브로슈어를 외운다. 스펙을 줄줄 읊고, 장점을 나열한다. 하지만 글로벌 바이어는 문장을 외운 세일즈맨보다, 자신의 언어로 제품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신뢰한다.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스토리로 말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이 제품은 내구성이 뛰어납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저희 제품은 영하 20도에서 영상 60도까지의 환경에서 5년간 테스트를 거쳤고, 실제 중동 시장에서 3년 동안 클레임이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무게감을 갖는다. 전자는 정보이고, 후자는 신뢰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이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며, 경쟁사 제품보다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짧고 명료하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해외 바이어와의 상담에서는 복잡한 문장보다 간결하고 구체적인 표현이 훨씬 효과적이다. 숫자, 사례, 비교. 이 세 가지가 담긴 설명은 바이어의 귀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이런 준비는 단순히 상담 테이블에서만 빛을 발하는 게 아니다. 상담이 끝난 후 이메일을 쓸 때, 후속 미팅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심지어 계약서를 검토할 때도 당신이 제품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결국 제품 지식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초 체력이다.


피칭보다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라


좋은 영업은 제품을 판매하고, 훌륭한 영업은 문제를 해결한다. 이 차이는 미묘하지만 결정적이다. 바이어 상담의 핵심은 제품이 아닌, 바이어의 Pain Point를 파악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전시회에서 자사 제품의 장점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바이어는 당신의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 "당신의 시장에서 어떤 문제가 가장 어려운가?" "지금 사용 중인 솔루션의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고객들이 가장 많이 불평하는 부분은 어디인가?" 이런 질문 하나로 대화의 주도권은 바이어가 아닌 당신에게 돌아온다.


이 질문들이 중요한 이유는, 바이어가 자신의 문제를 말하는 순간, 그는 이미 당신을 잠재적 파트너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답을 제품의 기능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면, 그 상담은 이미 절반의 성공이다. "말씀하신 배송 지연 문제는 저희 제품의 모듈식 구조로 해결 가능합니다. 현지 조립이 가능해 리드타임을 30% 단축할 수 있습니다"라는 식의 답변은, 단순한 제품 설명이 아니라 맞춤형 솔루션 제안이 된다.


이런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역시 제품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다.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그 기능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어떤 산업과 시장에 적합한지, 어떤 조건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바이어의 문제와 당신의 솔루션을 정확히 매칭할 수 있다.


비교와 경쟁을 두려워하지 마라


글로벌 전시회에서는 경쟁사가 바로 옆 부스에 있다. 바이어는 하루에 수십 개 부스를 돌며 비슷한 제품을 본다. 이때 차이를 만드는 건 누가 더 깊이 알고 있느냐다.

많은 기업이 경쟁사 이야기를 꺼내는 걸 불편해한다. 하지만 바이어는 이미 비교하고 있다.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그들은 머릿속에서 A사와 B사의 가격, 기능, 납기를 나란히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당신이 먼저 비교의 기준을 제시하는 게 낫다.


"경쟁사 제품 대비 저희는 전력 소비량이 15% 낮고, 유지보수 주기가 2배 깁니다. 초기 투자비는 10% 높지만, 3년 사용 기준으로는 총 소유 비용이 20% 절감됩니다." 이런 설명은 바이어에게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 표면적인 장점 나열보다, 경쟁사 대비 개선된 기술 수치나 실제 사용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경쟁사 제품에 대한 이해도 필수다. 경쟁사의 강점과 약점, 가격 정책, 주요 고객층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짜 전문가와 단순 판매자를 가르는 지점이다. 비교는 위험이 아니라, 기회를 만드는 무기가 된다. 당신이 시장 전체를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를 바이어에게 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담은 시작일 뿐, 신뢰는 사후 피드백으로 완성된다


전시회가 끝나고 명함을 100장 받았다고 해서 성공한 게 아니다. 상담이 끝난 뒤에도 진짜 실력은 드러난다. 질문을 정확히 정리해 이메일로 회신하고, 요청 자료를 24시간 안에 전달하라. 이 작은 행동 하나가 바이어의 마음속에 "이 회사는 다르다"는 인식을 남긴다.


특히 상담 중에 즉답하지 못한 질문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어제 문의하신 인증 관련 자료 첨부드립니다. 추가로 유럽 시장 진출 사례도 함께 보내드리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라는 식의 빠르고 정확한 후속 조치는, 상담 당시의 어색함을 오히려 전문성으로 전환시킨다.


반대로, 일주일이 지나도 답이 없거나, 요청한 자료가 엉뚱하게 온다면, 바이어는 당신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전시회 이후의 Follow-up 속도와 정확도가 거래 성사의 가장 큰 분기점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도 제품에 대한 깊은 이해는 필수다. 바이어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자료를 선별해 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거래를 완성한다


전시회에서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는 단순하다. 전자는 제품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문가로 보인다. 바이어는 화려한 부스나 포스터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지갑을 연다. 결국 글로벌 전시회에서는 제품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전문성이 거래를 완성하는 것이다.


(C)VM Consulting

 
 
 

댓글


bottom of page